동성인 남성 손님을 상대로 성접촉을 유도한 뒤 신고해 합의금을 뜯어낸 택시기사들이 재판에 넘겨졌다. 이들은 주로 새벽 무렵 종로 일대를 범행 장소로 물색한 것으로 전해졌다.

16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(부장 권순정)는 전날 개인택시 운전사 A(55)씨를 무고 및 공갈 혐의로 구속기소하고, 같은 혐의로 법인택시 운전사 B(55)씨를 불구속 기소했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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A씨와 B씨는 올해 1월 종로 일대에서 남성 승객들을 태운 뒤 ‘동성애자(남성)에게 관심이 있다’는 취지로 대화를 걸어 여기에 반응을 하는 이들에게 자신의 주요 부위를 만지게끔 유도한 뒤 현장에서 경찰에 신고(무고)하거나 신고한 뒤 협박해 돈을 뜯어낸(공갈) 혐의를 받고 있다. 둘은 사전에 공모해 한 명이 건수를 물면 다른 한 명이 범행 현장에 나타나 합의금을 유도하는 등 바람을 잡는 식이었다. A씨와 B씨에게 당한 피해자는 4명이고, 피해자 중 두 명은 이들에게 각각 500만원과 30만원을 합의금 명목으로 준 것으로 알려졌다.

이들은 피해자들을 강제추행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며 증거로 자신들이 추행 당하는 장면만을 편집한 블랙박스 영상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. 하지만 사건을 조사 중이던 경찰이 택시에 설치된 블랙박스(SD카드)를 임의제출 받아 조사하던 중 발각됐다. 전체 영상에는 피해 승객이 타기 전, 둘 사이에 ‘동성애자 남성 승객을 잡자’는 취지의 통화 내역이 담겨 있다.

A씨와 B씨의 신고로 피해를 입은 4명 중 두 명은 결국 무혐의 처분됐지만 나머지 두 명은 범행의 전모가 밝혀지기 전 송치돼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. 검찰은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두 명에 대해서도 재기수사를 통해 혐의 없음 처분을 내리겠다는 계획이다.

검찰은 이들이 특정 시간대에 특정 장소를 대상으로 범행을 저지른 만큼 유사 범행으로 말 못할 피해를 입은 승객들이 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추가 피해 사례가 있는지도 살펴보겠다는 방침이다. 법조계에선 승객들을 상대로 이 같은 범행을 저질러도,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상 금고 이상의 실형이 선고되기 전엔 택시운전사 자격을 취소할 수 있는 근거가 없다는 점에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나온다.